엄마·아빠와 ‘스크린속 동화여행’

올해는 좀 늦게 도착했다. 매년 연말연시면 겨울방학을 겨냥해 극장가에 풍성한 가족영화 메뉴가 차려지곤 했지만, 올해는 블록버스터 영화의 개봉관 싹쓸이 점령 탓에 개학을 앞두고서야 일제히 극장에 내걸린다. 올 겨울시즌 개봉한 ‘전연령 관람가’ 등급의 영화는 ‘나니아 연대기’ 한 편이 고작. ‘해리포터와 불의 잔’이나 ‘킹콩’ 등도 모두 15세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아 초등학생은 관람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번주부터 3D 아이맥스 ‘폴라익스프레스’ ‘투 브라더스’(이상 20일 개봉)와 ‘치킨 리틀’(26일 개봉) ‘내니 맥피’(2월3일 개봉) 등이 차례로 개봉되면서 가족 관객들과 만난다. 1979년 3월 서울 스카라극장에서 개봉했던 영화 ‘천도만리추’를 기억하시는가. 파란색과 빨간색 셀로판지로 만든 종이 안경을 끼고 봐야했던 이 영화는 관객앞으로 튀어나올 듯한 입체영상으로 충격을 줬다. 되돌아보면 조악한 수준의 입체영화로 약간의 멀미를 동반하긴 했지만, 관객들에게는 유쾌한 경험이었다. 이후 간간이 명맥을 이어왔던 입체영화는 아이맥스와 결합되면서 놀라울 정도로 진화했다. 그 진화의 증거를 3D ‘폴라익스프레스’를 통해 맛볼 수 있다. 현존하는 최고의 입체영상 기술이 이 영화에 녹아있다. 이 영화로 인해 입체영화가 비로소 호기심 차원을 넘어서 주류영화들 사이에 자리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CGV 용산과 CGV 상암 두 곳의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만날 수 있는 ‘폴라익스프레스’는 이미 지난 2004년 12월 개봉됐던 애니메이션. 재개봉이지만, 이번에 상영되는 3D영화는 2D로 상영됐던 영화와는 느낌이 질적으로 다르다. 영화는 산타클로스를 믿지 않는 한 소년이 북극행 특급열차를 타고 동심을 회복한다는 내용. 열차를 타고 벌이는 숨가쁜 활극과 산타마을에서의 환상적인 모험이 결합돼 있다. 두개의 필름을 동시 영사해 편광필터 안경을 쓰고 봐야 하는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독특한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등장인물들은 화면 밖으로 튀어나오고, 사물들은 또렷한 입체영상으로 가상의 공간에 자리잡고 있다. 설원 장면에서는 극장 좌석쪽으로 흰 눈이 가득히 내리고, 급강하 급상승하는 열차장면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고 착각할 정도로 박진감이 넘친다. 특히 열차가 쩍쩍 갈라지는 거대한 얼음호수 위를 미끄러지며 통과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주인공 일행이 도착하는 북극 산타마을을 환상적인 입체영상을 통해 보는 재미도 각별하다. 영화가 만들어놓은 ‘꿈의 공간’ 한복판에 들어가 등장인물들의 모험에 동행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것. 따라서 화면이 전환될 때마다 객석에서는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본 영화 상영 전의 예고편을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특히 실사영화를 3D로 변환한 ‘T-렉스’의 공룡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화면 밖으로 한껏 머리를 내밀고 포효하는 공룡의 이빨을 만져보기 위해 관객들이 손을 뻗을 정도다. 다만 관람료가 성인 1만4000원, 어린이 1만2000원으로 다소 비싼 것이 흠. 앞쪽에 앉으면 다소 어지럼증을 느끼므로 객석을 3등분 했을 때 앞쪽으로부터 3분의 1 지점 뒤쪽에 앉는 게 좋다.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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